윤식당이 인기다. 스페인의 외딴 섬이라는 이국적인 공간에서 웬지 안 어울릴 것 같은 한식당을 운영한다. 동네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에 윤식당이 젖어들고 자연스레 손님도 늘어난다. 일이 끝나면 동네 식당에서 이국적인 식사를 하기도 하고, 해변에 가서 수영을 즐기는 여유도 있다. 심지어는 출근길조차 매력적이다. 

이민 변호사라는 직업 상 윤식당을 처음 봤을 때 든 생각은 바로 "어떤 비자로 스페인에서 일하는 것일까?"였다. 만약 미국에서 윤식당을 하고자 한다면 가능할까? 미국에서 거주를 하면서 사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가능한 비자는 바로 E-2 투자자 비자이다.   .


E-2투자자 비자는 미국의 경제 활성을 목적으로 관련 협정 (Treaty)을 맺고 있는 국가의 국민들에 대해 미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체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한국 국적자는 가능하지만 중국 국적자는 불가한 비자이다. 한국에서 비자를 받는 경우 최대 5년까지, 미국에서 신분변경을 통해 E-2를 얻는 경우 2년이 허용되며 사업체가 제대로 유지되는 한 계속 연장이 가능하다. 더구나 E-2배우자는 미국에서 취업을 할 수 있는 취업 허가서 (EAD카드)를 받기 때문에 배우자도 미국에서 커리어를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자녀들도 미국 공립학교에 다닐 수 있다. 실제로 식당은 E-2비자를 가장 많이 받는 사업 영역 중 하나이다. 

E-2 투자자 비자의 한계로 지적된 부분은 E-2회사에서는 영주권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무제한 연장은 가능하지만 계속 외국인으로 살아야 한다. 하지만, 종종 E-2배우자가 EAD카드를 가지고 취업을 하여 회사에서 영주권을 스폰서 받아 가족 전체가 영주권을 받는 경우가 있다. EAD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취업에 있어 제약이나 한계가 없기 때문에 생각보다 취직이 용이하다. 따라서, 영주권도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어떤 사업을 해야 하며 얼만큼의 투자 비용이 드는지 여부이다. 케이스에 대한 상담을 해 보면 이 부분에 대한 질문이 가장 많은데 답변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한국의 파리바게트 프렌차이즈를 미국에 한다고 한다면 어느 정도 계산되어 있는 프랜차이즈 비용이 발생할 것이다. 하지만, 가게 임대, 주방 기기부터 실내 디자인까지 다 해야하는 식당을 하는 사람과 사무실 임대와 컴퓨터 정도 사야하는 마케팅 회사를 하는 사람의 투자비의 규모는 크게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단, 투자 비용이 너무 적다고 판단되거나 투자자 1인이 구멍가게 식으로 먹고 사는 정도의 사업을 하려고 한다는 판단이 된다면 E-2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진행했던 케이스를 예로 들어보고자 한다. A씨는 미국에서 한국식 치킨과 피자 가게를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미국에 한국의 맛을 소개하는 독특한 레스토랑 컨셉을 강조한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여 E-2 비자를 신청했고 즉각 승인을 받아 미국에서 식당 운영을 시작하였다. 식당 위치 선정과 실내 디자인 등 모두 레스토랑 컨설팅 경험이 있는 미국 부동산 업체와 함께하여 비교적 쉽게 자리를 잡았다. 아내는 E-2투자자의 배우자로 EAD카드를 받은 후 한국에서 회계사 사무실에서 일했던 경력을 활용하여 미국에 있는 작지만 실속있는 회계사 사무실에 취직을 했다. 1년 후 회계사 사무실에서 아내의 영주권을 스폰서 하기로 하였고 덕분에 A씨를 포함한 모든 가족이 영주권을 받을 수 있었다. 식당도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나름 아메리칸 드림에 가까워지고 있다.

윤식당이 외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것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숨겨진 어려움은 더 많을 것이다. 전혀 다른 새로운 곳에서 한국 식당을 하는 일이 절대 쉬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만약 미국이라는 새로운 곳에서 사업을 꿈꾸고 있다면 E-2비자를 기억하자. 

* 식당을 운영하고자 하는 분이 셰프인 경우, O-1을 고려할 수 있으며 O-1 요리사에 대한 내용은 "냉장고를 부탁해! O-1비자를 부탁해!" https://blog.naver.com/ryu_esq/221219082447 를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 RYU, LEE & ASSOCIATES ("RYU & LEE") 의 류지현 변호사는 미시건 주립대 호텔경영 (Hospitality Business)석사를 마치고 Hospitality Business분야 전문가들의 비자 업무를 진행했습니다. 또한 RYU & LEE는 레스토랑 개발 사업 컨설팅과 마케팅 경험이 있는 Agency와 부동산 업자들과 함께 케이스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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